그는 배우 황정민을 ‘뮤즈’로 삼고, 그의 필모그라피를 기반으로 이른바 ‘황정민 시리즈’ 영상을 제작하면서 온라인상에서 크게 화제가 되었습니다. 영화 속에서 황정민이 언급한 대사를 단어 단위로 잘라내, 마치 그가 직접 노래를 부르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콘텐츠를 만들어낸 건데요. 앞서 소개해 드렸던 황정민의 ‘밤양갱’ 콘텐츠는 무려 조회수 583만회를 기록했고, 황정민의 목소리로 만든 또다른 콘텐츠 ‘Kitsh’는 조회수 554만회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영상에 달린 댓글 대부분은 제프프를 응원하는 사람들의 목소리로 가득합니다. ‘AI 시대에 하나하나 작업한 핸드메이드 작품이 더욱 낭만적으로 느껴진다’는 댓글부터, ‘여러번 들어도 질리지 않는 노래’라는 평가까지 사람들 반응도 제각각입니다. ‘황정민은 이 작품을 만들기 위해 그동안 다양한 영화를 찍은 것’이라는 평가까지 있을 정도죠. 재밌는 건 영상의 주인공인 배우 황정민 역시 제프프의 콘텐츠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는 건데요. 황정민은 맥스무비와의 인터뷰에서 “주변인들이 하도 영상을 카톡으로 보내줘서 모를 수가 없었다”며 재미있는 영상을 만들어 준 제프프에게 고맙다는 언급을 하기도 했습니다.

이 관계성이 계속해서 화제가 되자 유튜버 ‘문명특급’은 아예 황정민과 제프프를 한 자리에 초대하고, 영상 제작 후일담과 소감 등을 담은 스핀오프격 콘텐츠를 제작하기도 했습니다. 제프프는 이 콘텐츠에서 굳이 황정민을 뮤즈로 삼은 이유에 대해서 밝히기도 했는데요.

“황정민님을 꼭 연주해 보고 싶었다”고 밝힌 제프프는 최고의 발성, 최고의 딕션, 다양한 감정 변화에 따른 톤의 변화를 가진 배우이기 때문에 리믹스 콘텐츠에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했다고 하면서 황정민에게 배우로서 받을 수 있는 최고의 칭찬을 하기도 했습니다. 반전이었던 건 황정민을 선택했던 이유가 그의 팬심이 아닌 정말 영상 제작에 효과적이라는 이유였다는 겁니다. 영상에서 제프프가 황정민에게 직접 ‘Supernova’ 노래의 한 소절을 불러달라고 요청해, 이를 따서 리믹스로 제작한 ‘Supernova’ 영상 역시 조회수 24만을 넘기며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콘텐츠의 개성이 강한 채널인 만큼 브랜드와의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하기는 어렵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의외로 이 채널에서 진행한 브랜디드 콘텐츠에는 놀라우리만치 긍정적인 피드백이 달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올해 3월 진행한 넥슨의 브랜디드 콘텐츠 영상이 대표적인 사례인데요. 넥슨의 모바일 MMORPG 게임 ‘프라시아 전기’와 콜라보를 통해 병맛 콘텐츠를 제작, ‘해피 뻐스데이 투유’라는 제목의 영상을 업로드했습니다.

영상 속에는 ‘프라시아 전기’의 이익제 디렉터가 등장해 난데없이 생일 축하송을 부릅니다. 이후 1주년 기념 이벤트를 설명하는데요. 1분 남짓한 시간 동안 이벤트 내용은 짧게 지나가고 리믹스된 생일 축하송이 주를 이룹니다. 댓글에서는 ‘이걸 광고주가 통과시켜 주다니 믿을 수 없다’, ‘프라시아 전기 처음 들어보는데 앞으로 절대로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등 다양한 반응이 나왔는데요.

독특한 음악 리믹스 콘텐츠를 주로 올리는 채널인 만큼 유저들이 광고에 부정적으로 나올 확률이 높았으나, 제프프만의 병맛을 살려 브랜디드 콘텐츠를 제작한 덕에 긍정적인 피드백을 이끌어낸 것으로 보입니다. 이외에도 제프프는 WAVVE 웨이브와 콜라보한 ‘오윤희 폭탄 리믹스’, ‘주단태 킬링 리믹스’ 등을 선보이며 다양한 브랜드와의 콜라보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제품 또는 브랜드와의 핏(fit)만 잘 맞을 수 있다면, 그리고 크리에이터가 자유롭게 개성을 살릴 수 있는 여지를 줄 수 있다면, 아예 생각지도 못한 크리에이터와의 콜라보도 재미있는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